루닛 마이클 헐지크 글로벌 사업개발 실장 ESMO 현장 인터뷰
연구목적 사용 꾸준히 증가…ADC 등 다양한 항암제 영역서 기회 모색중
ESMO 현장에서 히트뉴스가 만난 사람들
세계 3대 종양학회로 꼽히는 '유럽종양학회(ESMO)', 그 연례학술대회에는 글로벌 각국의 종양전문가와 제약바이오 관계자들이 참여한다. 3상 임상시험의 주요 분석 결과 구두 발표 외에도 기업 부스 홍보, 비즈니스 미팅, 포스터 발표 등 다양한 활동들이 진행되고 있다. 히트뉴스는 이번 행사에 참여한 국내 바이오 기업 관계자를 만나 ESMO 현장에 어떤 목적으로 참여했는지 얘기를 나눠봤다.
1. 에이비엘바이오 이상훈 대표
2. 루닛 마이클 헐지크 글로벌 사업개발 실장
[바르셀로나(스페인)=황재선 기자] 올해 ESMO 연례학술대회(ESMO 2024)는 지난 13일(현지시간)부터 17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됐다. 다양한 암종 치료제들의 주요 임상 결과가 발표됨과 동시에 2000개에 가까운 포스터가 발표됐다. 이들 포스터는 치료제 외에도 다양한 종양 분야 연구들이 소개되는데, 그 중 눈에 띄는 주제가 바로 종양 진단 기술이다.
종양을 치료하기에 앞서 진단은 필수다. 종양의 위치 및 분포, 어떤 유전적 형질 등 다양한 조건들을 확인해야 한다. 최근 다양한 표적 치료제들이 개발되면서, 이 제제들이 정말 환자에게 효과적일 수 있는 지를 확인하고자 하는 수요가 증가했다. 하루하루가 중요한 암 환자에게 불필요한 시간과 비용 낭비는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점을 보조하기 위해 진단 솔루션을 개발 중인 기업으로 의료 AI기업 루닛이 있다. 루닛은 흉부 엑스레이 AI 영상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CXR', 유방촬영술 AI 영상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MMG' 등과 더불어 환자별 면역학적 형질 분석을 통한 면역항암제 반응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AI 바이오마커 '루닛 스코프 IO'를 개발했다.
이번 ESMO에서는 옵디보(성분 니볼루맙)+항암화학요법 병용요법의 위암 1차 치료 실사용데이터(RWD)를 기반으로 어떤 환자에서 면역항암제가 더 효과적일 수 있는지 루닛 스코프 IO를 통해 분석한 연구 결과가 포스터로 발표됐다. 이 연구는 아산병원 임상시험센터와 연세암병원 그리고 루닛이 함께 했다.
히트뉴스는 지난 15일(현지시간) ESMO 현장에서 루닛의 마이클 헐지크(Michael Hreczuck) 글로벌 사업개발 실장을 만나 루닛 스코프 IO 활용한 이번 연구 결과와 글로벌 사업 현황 및 향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루닛 스코프 IO란?

루닛 스코프는 '헤마톡실린&에오신(H&E) 염색 조직 슬라이드'라는 암 진단에 가장 기본적으로 활용되는 조직 병리 슬라이드를 디지털 스캔한 파일을 분석하는 AI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환자의 조직 병리 슬라이드에서 암 영역과 암을 지지하는 암 기질 영역, 그리고 암세포를 공격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림프구의 분포와 갯수, 밀도를 정량적으로 분석한다. 더불어 이 결과를 바탕으로 루닛 스코프는 환자의 암 조직에서 면역 반응이 활성화되어 있는지, 혹은 저하되어 있는지를 판정한다.
일부 면역항암제는 특정 바이오마커의 발현 정도에 따라 임상적 효능에 차등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허가 사항 내 바이오마커 발현이 일정 기준 이상이어야 사용할 수 있다는 단서가 기록되기도 하고, 사용할 수는 있지만 건강보험 적용 기준에서 제한되기도 한다.
문제는 바이오마커 발현 조건에 벗어나는 환자들 중 약효가 있는 환자들이 발견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루닛은 이 점에 착안해 루닛 스코프 IO를 개발했다.
암 조직에서 면역 반응이 활성화돼 있는 경우를 면역활성(inflamed immune phenotype)으로 명명하는데, 이에 해당하는 환자들은 면역 관문 억제제와 같은 암 면역 치료에 반응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례로 종양침투림프구(TIL)의 침윤 정도를 들 수 있다.
발표한 포스터 내용을 요약해 소개해 주세요.

루닛 마이클 헐지크 글로벌 사업개발 실장 = "지난 15일 ESMO 연례학술대회에서 AI 바이오마커 '루닛 스코프 IO'를 활용한 진행성 위암 환자 대상 면역항암제 병용치료 효과를 예측하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최근 진행성 위암 치료에서 면역 및 화학 항암제의 병용요법이 1차 치료제로 승인되어 사용되고 있으나, 환자별로 치료 반응이 다르게 나타나 치료 효과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발굴 필요성이 대두됐습니다. 이번 연구는 이같은 임상적 요구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입니다.

아산병원 임상센터, 연세암병원 등 국내 연구팀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총 585명(옵디보+화학요법군 275명, 화학요법군 275명)의 진행성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습니다. 연구팀은 이들의 조직 데이터를 루닛 스코프 IO로 분석해 환자의 면역표현형을 확인했으며, 면역항암제 치료 반응과 연관지어 분석했습니다.

중앙 추적관찰 기간 15.3개월 시점, 병용치료 환자군은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이 8.2개월, 단독치료군은 5.9개월로 분석됐습니다. 이는 병용치료가 단독군 대비 사망 위험을 31%가량 낮춘 것입니다(HR=0.69, 95% CI : 0.57-0.84, p<0.001).
반면, 루닛 스코프 IO가 분류한 면역활성(Inflamed Immune phenotype·IIP) 환자군 228명 중 임핀지 병용요법군의 mPFS는 11.0개월, 단독군은 5.8개월로 약 2배 길었습니다. 사망 위험도 42%로 나타나는 등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습니다(HR=0.58, 95% CI : 0.41-0.80, p<0.001).
이 차이는 루닛 스코프 IO가 분류한 비면역활성(non-IIP) 환자군에서 명확하게 반대 양상을 보였습니다. Non-IIP 환자군의 mPFS는 병용치료군에서 7.4개월, 단독치료군에서 5.9개월로 나타났습니다(HR=0.75, 95% CI : 0.59-0.96, p=0.021).
이 외에도 암 세포가 반지 모양으로 관찰되고 예후가 좋지 않은 '반지세포암종' 환자보다 '비반지세포암종' 환자에서 병용치료 효과가 더 좋지 않다는 결과도 도출할 수 있었습니다.

옵디보는 PD-L1의 복합양성점수(Combined Positive Score·CPS) 기준점인 5 이상에서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루닛 스코프 IO가 분류한 IIP 환자군에서는 5 이상/이하 모두에서 PFS가 긴 것으로 관찰됐습니다. 이를 통해 루닛 스코프 IO가 PD-L1 발현 정도와 상관없이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낮추고, 옵디보 병용치료 예후를 효과적으로 예측하는 독립적인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국내와 글로벌 시장의 루닛 스코프 사용 현황, 어떻게 되나요?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의료기기 허가는 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상업적 사용이 제한돼 있으나, 국내 주요 상급종합병원 등에서 연구목적(Research Use Only· RUO)으로 활발히 사용 중입니다.
미국 현지에서 클리아(Clinical Laboratory Improvement Amendments·CLIA) 인증을 받은 검사실(CLIA Lab)을 통해 환자가 비용을 지불하고 루닛 스코프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루닛은 이 과정에서 글로벌 액체생검 분야 선두주자인 '가던트헬스(Guardant Health)'와 긴밀하게 협력 중 입니다.
가던트헬스에서 2023년초부터 루닛과 PD-L1 발현 분석 AI 모델을 활용하고 있고(제품명 가던트360 티슈넥스트(Guardant360 TissueNext)), 처방건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가던트헬스는 전세계 70개 이상의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과 협업하고 있으며, 미국 혈액종양내과 전문의 80% 이상이 가던트헬스 제품을 사용 중이라 루닛 스코프의 미국 및 글로벌 시장 확장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루닛 스코프를 통한 임상 비용 절감 효과, 기대할 수 있을까요?
"루닛 스코프는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 과정에서 임상 비용을 절감하고, 약물의 치료 반응률을 높이는 데 활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작년 말부터 글로벌 제약사들의 환자 조직 슬라이드 분석 의뢰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미국, 유럽 소재 빅파마 포함 제약사들이 보낸 환자 조직 슬라이드 샘플은 해외 루닛 스코프 서버를 통해 분석되며, 이 결과도 마찬가지로 연구목적으로만 사용됩니다. 현재 루닛은 다수 제약사와 이러한 방식으로 루닛 스코프의 효용성을 검증하는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이를 통한 '연구용 매출'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으며, 지난 7월까지 다국적 빅파마 7곳을 포함한 다수의 제약사로부터 받은 연구분석 의뢰 용역 건수가 5000건을 돌파했습니다. 이는 하루 평균 약 30건 이상의 분석이 이뤄진 셈입니다."
루닛 스코프의 활용, 어디까지 확장될까요?
"루닛 스코프는 면역항암제뿐만 아니라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다양한 항암제 개발 영역에서 제약사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중장기적으로 미국 의료 시장에서 성공을 통해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의 보험 지불 시스템에서 루닛 스코프가 인정받게 된다면, 이는 다른 국가에서 허가 및 보험 적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따라서 미국 시장을 타깃한 비즈니스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정량적 바이오마커를 거치지 않고 암 조직에서 유전자 변이 예측과 같은 분석 타깃을 바로 예측하는 모델도 이미 개발해 활용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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