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지아이이노·신라젠·HLB 등 공개 연이어
'기술 차별화 따라 관심' 여부

사진=ASCO 홈페이지
사진=ASCO 홈페이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오는 5월 31일부터 6월 4일까지(현지 시각)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24'에 참가해 회사의 핵심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 결과 발표에 나선다.

ASCO는 세계 3대 암 학회 중 하나로, 매년 의료 관계자, 과학자, 다국적 제약사 및 바이오 기업 등이 다수 참석해 암 분야의 최신 연구 성과와 항암제 임상 데이터 등을 발표하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 △에이비엘바이오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지아이이노베이션 △신라젠 △HLB △루닛 △티움바이오 △엔케이맥스 △큐리언트 등 기업들이 ASCO에 참가해 파이프라인의 임상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유한양행은 ASCO에서 존슨앤드존슨 이노베이티브 메디슨(구 얀센)과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병용요법에 대한 5개 임상 연구를 발표한다. 대표적인 연구로는 조병철 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이 발표할 예정인 크리살리스-2(CHRYSALIS-2) 임상시험이 있다. 한편 업계는 해외 병용요법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우선심사 지정에 따라 8월 내 신약 승인 결정 및 연내 제품 출시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가 공동 개발한 ROR1 항체약물접합체(ADC) 'CS5001'에 대한 첫 임상 데이터가 이번 ASCO에서 공개된다. 개발 파트너사인 중국 시스톤 파마슈티컬스(CStone Pharmaceuticals)는 진행성 고형암 및 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CS5001의 글로벌 다기관에서 진행된 1a·1b상의 초기 임상 데이터가 포함된 초록이 ASCO 웹사이트에 공개됐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약물 관련 이상반응은 1등급 또는 2등급(NCI-CTCAE v5.0 기준)으로, 사전에 고도로 치료 받은 진행성 고형암 및 림프종 환자들에게 CS5001이 우수한 안전성을 보인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면역항암제 'GI-102'의 단독요법에 대한 초록을 공개한다. 회사에 따르면 GI-102 임상에서 최소 1회 치료 환자 23명(흑색종 7명, 폐암 4명, 난소암 3명)에서 객관적 반응률(ORR)은 17.4%(4/23)였다. 또 이전 면역관문억제제로 치료 받은 전이성 흑색종 환자의 ORR은 42.9%(3/7), 전이성 난소암 환자의 ORR은 33.3%(1/3)였다. 회사는 ASCO에 참여해 GI-102 데이터 공개와 현지에서 복수의 글로벌 제약사들과 미팅을 진행할 계획이다.

신라젠은 미국 리제네론 파마슈티컬스(Regeneron Pharmaceuticals·이하 리제네론)와 공동으로 진행한 신장암 2상의 후속 분석 결과를 공개한다. 신라젠과 리제네론이 발표하는 이번 연구는 전이성 신세포암(mRCC) 환자에서 펙사벡과 세미플리맙 병용요법의 임상적 효과를 혈장 사이토카인·케모카인 프로파일과 연관 지어 분석했으며, 두 약물 간 시너지 효과를 입증했다.

신라젠 관계자는 "이번 연구 결과는 mRCC 환자에게 펙사벡과 세미플리맙 병용 치료의 임상적 이점을 나타내는 혈장 사이토카인 및 케모카인 프로파일의 잠재적 유용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HLB는 ASCO에서 간암 치료제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의 추가 분석 데이터가 반영된 임상 결과를 발표한다. 회사에 따르면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의 글로벌 3상 환자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mOS)이 최종적으로 23.8개월로 집계됐다. 이는 리보세라닙 병용요법의 기존 데이터(22.1개월)도 넘어섰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신약 개발 바이오텍이 아닌 의료 인공지능(AI) 기업인 루닛의 ASCO 참가도 눈에 띈다. 루닛은 항암 치료 표적 중 가장 잘 알려진 HER2(인간표피 성장인자 수용체2) 초저발현(Ultra-low) 유방암 환자군 분류에 대한 연구결과를 공개한다. 회사는 루닛 스코프를 활용해 HER2 음성으로 분류된 유방암 환자 401명의 조직 슬라이드를 분석한 결과, 기존 방법으로 HER2 점수가 0인 환자의 23.6%가 HER2 초저발현군으로 볼 수 있음을 확인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차별화된 임상 데이터를 발표한다면 글로벌 빅파마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미국임상종양학회(ASCO)는 발표 및 참여 대상이 임상 중인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임상 분야에서 역량을 갖춘 기업들이 참여한다"며 "최근 글로벌 자금 유동성의 문제로 인해 임상 등 개발이 검증된 기술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만큼, (국내 기업들이) 차별화된 기술을 임상 단계에 적용했다면 글로벌 기업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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