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생산 중지에 업계도 대체제 전환 잰걸음
디마케팅 이유 있었다, 대체제는 미라베그론? 프로피베린?
불순물 문제로 한동안 제약회사들의 속을 썩힌 과민성방광 치료제 '솔리페나신' 성분 제제와 관련, 국내 수탁생산 규모가 제일 큰 회사가 최근 제품 생산을 중단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실제 해당 제제의 판매 중단 및 철수, 물량 부족이 다소 생기는 상황인데 업계에서 생산 단가 문제 등과 겹치면서 자연스럽게 중단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중소제약 ㅇ사는 자사 솔리페나신 성분 대체제를 안내하며 국내 최대 수탁생산업체가 생산을 중단하면서 '대체 약물의 처방이 필요하다'는 점을 영업 포인트로 삼았다.
솔리페나신은 무스카린성수용체3(M3)에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이 결합하는 것을 차단해 방광 수축을 억제하는 기전을 통해 요실금 등을 치료하는 제제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 기준 2024년 유통액은 279억원으로 최근 5년간 꾸준히 매출이 상승하고 있다. 특히 2023년경부터 국산 원료 부족과 불순물 문제, 복합제 등장에도 단일제만으로도 어느 정도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기도 하다.
업계는 이같은 대체제 영업이 올해 초부터 본격화됐다고 보고있다. 실제 CSO 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미 ㄷ사, ㅇ사, ㅅ사 등 여러 제품이 2월에만 연이어 판매 중단을 선언했거나 수수료 인하가 끊임없이 이슈로 올랐었다. 꾸준한 성장세인데 '디마케팅(Demarketing)'하는 것은 관련한 무언가가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유통업계에서는 약사 대상 온라인 의약품몰 등을 비롯해 해당 제제의 주문 가능 수량이 최근 점점 줄어든다는 이야기도 나왔었다. 아직까지 사용량 자체가 부담을 느낄 정도로 줄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제일 큰 수탁생산업체의 생산 중단이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공식적으로 나온 만큼 위수탁 생산 위주로 운영되는 솔리페나신 경쟁은 다소 주춤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 국내 최대 수탁생산처의 경우 단순히 솔리페나신 외 많은 제제의 수탁생산량 감소와 늦어지는 위탁 납기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던 만큼 포트폴리오 정리가 있었고 그로 인해 솔리페나신 공급 타격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추정도 나온다.

한편 제약사들도 이 때문에 2월부터 대체제를 통해 처방 전환을 노리는 상황이다. 동일성분의 함량을 변경하는 방법도 쉽지 않은 탓이다. 만약 5mg제제의 재고가 남은 회사가 10mg 처방을 위해 2정을 지급할 경우 '배수처방' 문제가 벌어져 5mg 제품 중 하나의 처방이 의료기관에서 삭감조치될 수 있기 때문이다. 10mg 제품을 쪼갤 수는 있지만 수익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솔리페나신 등이 포함된 소위 '항무스카린' 제제 내에서는 솔리페나신의 위치를 완벽하기 취급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미라베그론이 제일 크게 처방 이환의 대상으로 여겨진다. 상대적으로 1일 약가가 제네릭 기준 300원대 수준에 달한다는 것도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환자부담을 덜 지울 수 있다는 영업상 '명분'도 생긴다. 이 때문에 최대 시장 규모가 600억원 이상에 달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다만 솔리페나신과 대비했을 때도 낮은 가격인 이상 이 역시 수량으로 미는 형태의 영업은 가능하지 수익성은 다소 낮다는 분석이다.
최근 프로피베린으로도 눈을 돌리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방광자극 상태를 비롯한 빈뇨 및 요실금, 과활동 방광의 빈뇨 및 절박성 요실금 등에 쓰이는 약인데 환자의 상태에 따라 초기 용량인 10mg에서 20mg로의 증량과 용량 감소가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점, 1일 평균 약가가 1200원대 수준을 유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회사들 입장에서는 미라베그론을 몇 배나 더 처방하는 것보다 안정적이라는 '계산'이 설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