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원인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올리고머 억제
가격경쟁 이어 임상효과 대결까지… 시장 주도권 옮겨가나

인지기능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의 본인부담률을 80%로 높이는 선별급여 이슈가 업계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최우선 대체제로 꼽히는 은행엽 추출물 제제가 치매의 한 원인으로 알려진 올리고머 진행을 늦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출입 전문언론기자단은 최근 '경도인지장애 환자 초기 치료법에 대한 최신 연구'를 놓고 연구자인 양영순 순천향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대한치매학회 보험이사)와 함께 은행엽 추출물 제제의 새 가능성과 치매 전 예방요법에서 가능성을 짚었다.
양 교수는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Neurology'에 도네페질과 은행엽 병용 관련 내용을 발표한 가운데 최근 '경도 인지 장애가 있는 아밀로이드 PET 양성 환자에서 은행나무 추출물의 효능'이라는 연구를 통해 은행엽추출물 단독 투약시 올리고머화 억제 효과 수준을 비교한 내용의 연구를 발표했다.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은 알츠하이머병 발병과 진행의 핵심 단백질로 꼽힌다. 뇌 속에서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응집되면서 작은 다량체인 '올리고머'를 형성하게 되는데 이 단계에서 신경세포 간 신호 전달을 방해하고 시냅스 기능을 손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올리고머는 초기에는 눈에 보이는 플라크를 형성하지 않아 뇌 영상에서 쉽게 감지되지 않음에도 신경독성으로 인해 기억력과 인지기능을 떨어트리고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로 지적된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올리고머 형성 자체를 조기에 억제하는 전략이 질병 진행을 늦추는 핵심 목표로 여겨진다.
양 교수 등 연구진은 아밀로이드 PET 양성 MCI 환자 64명을 대상으로 12개월간 은행잎 추출물 매일 240mg 제제를 투여하며 그 변화 추이를 관찰했다. 이 중 42명에게는 은행엽(징코 빌로바) 추출물 240mg를, 대조군 22명에게는 기존 인지기능 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제품을 투여했다. 이를 기반으로 혈액기반 바이오마커부터 인지기능 평가도구 등의 지표를 각각 확인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교한 결과 은행잎군에서 인지 기능(K-MMSE)과 일상생활 수행 능력(K-IADL)이 유지되거나 소폭 향상됐다. 반면 대조군에서 인지 기능과 일상생활 점수에서 뚜렷한 변화가 없었다.
특히 혈장 베타아밀로이드 올리고머 수치(MDS-Oaβ)는 은행잎군에서 유의미하게 감소하며, 질병 진행 초기 단계에서 올리고머 형성 억제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연구의 내용이다. 12개월 동안 은행잎군에서 알츠하이머병으로 전환된 환자가 한 명도 없었지만, 대조군에서 13.6%가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치매와 직결되는 베타아밀로이드 플라크로 이어지는 첫 단계로 올리고머 경향을 늦추는 약물은 치매 진행 억제 단계에서 중요한 치료 약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양 교수는 "베타 아밀로이드는 올리고머 단계에서 뇌세포에 독성을 보이며 병세가 빠르게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며 "MDS-Oa베타 수치가 감소했다는 점은 약물 치료를 통해 치매 진행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한 것으로 주관적 인지장애나 초기 경도 인지장애 치료는 물론 예방적 치매 측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양 교수는 여기에 현재 나와 있는 인지기능 개선제가 근본적으로 신경 기능을 회복하거나 병을 막을 수 있는 기전을 가지지 못한 반면 은햅엽제제의 경우 뇌 기능을 직접 도와 환자의 일상생활 능력을 실제로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선별급여 '콜린'과 은행엽 '임상적 효과' 경쟁까지 맞부딪히나
이번 연구 결과는 학문적 성취를 넘어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경쟁구도 약제인 콜린알포세레이트와 상황을 비교해보면 은행엽 제제의 시장내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경도인지장애 등 초기 치료에 사용되는 약제 중 베타아밀로이드 올리고머 단계에서 효과가 확인된 성분은 은행엽추출물이 유일하다. 콜린계열 약물은 아세틸콜린의 분해를 막는 기전이기 때문에 베타아밀로이드에 직접 관여하지 않는다.
9월 21일부터 선별급여가 적용돼 경도인지장애에서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 처방비 본인 부담률은 80%로 늘어나 한 달 기준 본인 부담이 1만원 후반대 정도가 늘어난다. 사용량 급증 이후 이어지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조사 문제, 국회에서 과잉 사용 지적, 임상 재평가로 인한 처방 부담 등이 한꺼번에 겹치는 상황에서 임상적 효과와 관련된 발표까지 맞물린 셈이다.
실제 2024년 기준 뇌기능 개선제 시장은 7000억원이 넘는 수준이며 이 중 콜린알포세레이트가 81%에 육박하는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2024년 재평가에 따른 급여 환수 등의 문제로 5706억원 규모모 전년 대비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압도적 위상을 가진 것이 사실이다.
대체제로 떠오른 은행엽추출물도 지난해 같은 기간 777억원으로 성장하고 있다. 콜린 급여 이슈로 제약사들이 이 제제를 선택하며 덩치를 키은 것이다.
한편에서는 처방의약품보다 포스파티딜세린 등 건강기능식품 성장세가 더 커지는 가운데, 증상 완화가 아닌 '원인 제거'라는 의미를 두면 향후 처방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도 있다.
실제 같은 기간 포스타티딜세린은 2024년 기준 495억원으로 2023년 231억원 대비 실적을 크게 끌어올렸지만 건강기능식품 분야에서 비싼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어 의학적 증거가 있는 제품으로 영업 전환이 가능한 상황이다.
